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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3.04.15 지구를 지켜 볼까??
  2. 2003.04.07 집으로 DVD로 다시 보기....

지구를 지켜 볼까??

거대 자본을 가진 싸이더스에서 제작하고, 청어람에서 배급했던 '지구를 지켜라'

뭐 이 영화를 보게된 첫번째 이유는 주인공 이름이 '이병구' 였다는 사실입니다만, 그 희한한 씨스템(이런 인디스러운 B급 정신을 가진 영화를 메이져 영화사에서 제작했다는..)도 한몫 했지요.


장준환 감독의 '2001이메진'은 분명히 봤지만, 내용이나 장면이 잘 기억나지 않는 단편이고, 솔직히 그의 전작를 기억하고 이 영화를 볼 수는 없었습니다.


단순하게 쥔공 이름만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아홉이의 선택이 황당한듯 하지만, 영화 하나 건졌기에 별 불만 없습니다.


극장을 들어가기 전에는 이런 저런 정보를 종합해본 결과 나올때는 오래간만에 글을 쓰면서 '컬트'를 이야기 할것으로 예상했었지요.

예상대로, 감독의 B급 감성은 영화 구석구석 잘 녹아 있구요.
영화내내 감독은 관객을 가지고 놀더군요.

그런데, 이런 저런 패러디 장면을 볼 때에도 주인공이 처해 있는 현실 덕분에 웃을 수가 없었습니다.
(극장안에서 웃는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처음 영화의 소개를 봤을 때 부터 '웃기는'영화는 아닐꺼라는 생각을 했기에..
참 슬픈 영화일것으로 예상 했기에..
영화를 보면서 별 다른 당혹감은 없었습니다만, 극장문을 나설때 들은 생각은 '감독한테 농락 당했다' 였습니다.

영화는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는 현실과 가까이 있고, 쥔공이 처해진 상황은..쥔공의 현실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행을 희망없음을 이야기 합니다.

여러가지 장르를 넘나들고, 많은 영화들을 패러디하고, 비틀고, 경배 하지만, 한가지 색깔로 매우 잘 풀어 가고 있습니다.
일관된 색깔로 꾸준하게 현실속에 불행한 쥔공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이런 일관된 색깔을 지닌 영화를 좋아 합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대중적이지 못한 스토오리가 단점 이겠지만, 그로인한 희소성이 제게는 장점으로 남을듯 합니다.


영화 초반부에 흘러나오는 여러가지 버젼의 Over The Rainbow는 제 귀에 착착 달라 붙고(내가 제목을 외우는 몇 안돼는 pop중에 한곡이라죠..), 들려오는 다른 음악 역시나 즐겁습니다.
류승완이나, 박찬욱과는 또 다른 영화속의 B급 감성을 느낄 수 있었기에 영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를 알 수 있었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화를 봤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후반부 주인공의 위치 덕분에 무거워진 주제는 B급 영화에서 추구하는 '재미'라는것에 대해 신경을 쓰지 못한것으로 보이는것입니다.

장준환 감독의 다음 영화를 기다려 봅니다.
다음 영화에서는 그의 B급 감성 덕분에 재미로 웃을 수 있기를 말입니다.




아래는 지구를 지켜라 홈피...^^

http://www.savejigu.co.kr


P.S. 영화가 끝난 후 크래딧이 전부 올라갈때까지 불을 켜지 않은 메가박스의 의외의 배려덕분에 편하게 자리에 앉아서, 엔딩 크레딧 옆에 흐르는 병구의 어린시절을 볼 수 있었습니다. 눈물이 고였습니다.






작지만 큰 한걸음

집으로 DVD로 다시 보기....


두말 필요 없이 '따뜻하다' 라고 말 할 수 있는 영화......'집으로'
그냥 '따뜻하다' '감동이다' 이 두 단어로 이 영화에 대한 설명은 충분 하다고 생각 합니다.
솔직히 "그냥 보면.......보면 안다....." 이렇게 쓰고 나서 더 쓸말이 없었죠..
감정으로 느끼는 영화는 내가 글로 표현하면 손상될까봐 선뜻 글로 표현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이것 저것 찾아 보면서 글을 쓰기 시작 했습니다.


전작 '미술관옆 동물원'으로 데뷔 하면서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도 받고 관객들에게도 나쁘지 않은 호응을 얻은 이정향 감독의 두번째 작품 '집으로...'
고향이라는 이미지...따뜻함 이런걸 느끼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강추~~!!


뭐 이미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대도시에서 자란 꼬마녀석이 엄청난 깡촌 외할머니댁으로 가서 지내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정도로 설명 가능한 간단한 스토오리죠...


하지만, 이 영화는 잊고 살아온것에 대한 그리움 갈망을 느끼게 해주며 눈으로 보는게 아니라 가슴으로 보게 해줍니다.
뭔가 화려한 카메라 움직임이나 편집도 없고, 그렇기에 화려한 볼거리도 없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편안한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하거든요.


그렇게 슬프고 감동적이며, 큰 값어치를 지니고 있는 2000원은 처음 봤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구요?? 영화를 보면 알게 됩니다.


단점이 전혀 없는 영화는 아닙니다..여기저기에서 조금씩 보이는 단점도 있죠. 세상에 단점 없는 영화가 어디 있겠습니까.
하지만, 전체적인 큰 틀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작은 단점들은 그냥 덮어둬도 될 정도 라고 생각 합니다.


이 영화속의 외할머니의 모습은 단순하게 외할머니, 할머니,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라. 제게 내리사랑을 안겨주신 모든 분과의 모습이 영화속의 외할머니의 모습이였습니다.


이 영화를 보시면, 영화가 끝난 후 잠시 여유를 가지고 엔딩 크레딧 올라가는걸 보시길 권합니다.
엔딩 크레딧의 텍스트만으로 가벼운 웃음을 짓게 하니까요.


영화를 보고 나면 집으로 가서 어머님의 아버지의 손을 한번씩 잡아 드리고 싶은 생각이 날지도 몰라요 할 수 있으면 손 잡아 드리세요....아니 그 분들의 따뜻함을 느껴보세요...


P.S.

제가 자주 가는 사이트에 '집으로...'를 보신 어떤 분은 아래와 같이 말하더군요.....


"말 못하시는 할머니와 자꾸 교차되는 어머님의 잔상으로 인해 단숨에 감정이입되어버려 가슴이 뭉개지는 듯한 물컹한 덩어리가 가슴속을 휘젖는 느낌을 받았었다.
어머님 당신에게 당신은 왜 그렇게 사시냐고 몇번이나 다그치려 했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당신을 쳐다볼 용기가 생기지 않았었던 기억이 있으며 술자리에서 당신 생각으로 몇번을 서럽도록 울었던적이 있다.
말 못하는 할머니의 행동은 어머님의 그것과 너무나 닮아 있었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당신들의 사랑에 경외감을 느낀다. 이정향은 의도적인 교훈적 메세지를 배제하였다고 하지만.......
이 영화에 내포된 묵직한 감동은 쉬이 사라지지 않을 듯하다."


이 글을 영화 보기전에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다른 느낌으로 다가 옵니다...


혹시라도 아직 안보신분들...


보세요.......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