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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30 강서경찰서 유치장에서 이틀을 보내게된 경위

강서경찰서 유치장에서 이틀을 보내게된 경위



간략하게 글 쓰려 했는데 굉장히 길어지네요.


긴글 싫으신분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지난 일요일(5/25) 밤 신촌 홍익문고 앞에서 내가 어쩌다가 경찰에 연행되어 갔는지에 대한 기록 입니다.




먼저 일요일은 참 바쁘게도 자전거를 타고 돌아 다녔습니다.

오전에는 방송대 체육대회 행사전 축구예선전을 축구화도 없이 뛰고

오후에는 일본어기초 스터디를 코X엔 스터디룸에서 두시간동안 하고


스터디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은 후

토요일 저녁에 생방송으로 본 촛불문화제의 현장이 도저히 지워지지 않아서

광화문에 어제처럼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마음에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광화문으로 향했습니다.



사진을 찍겠다거나 뭔가 다른걸 하기 위함이 아닌 순수한 문화제 참가 목적으로 광화문으로 향했지요.

한남대교를 건너 이태원을 지나 전쟁기념관 서울역 시청...

대충 9시 넘어서 도착한듯 한데...


남대문에서 시청을 향해 가는데 한무리가 도로의 3차선 정도를 점거하고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는 많지 않은 사람들...



어...역시 어제 사람들에게 가해진 무력진압을 보고 사람들이 겁 먹고 많이 줄어들었구나 했는데

그분들은 그냥 행진을 먼저 나선 작은 무리였더라구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과 시청앞에 있었는데




그 더 많은 사람들보다 더 많아보이는 전경버스와 전경들...



시청부터 조선일보 사이를 완전히 차단해서 사람한명 지나갈틈 조차 만들어 놓지 않고

방패를 들고 바닥을 두드리며 알아듣지 못한 구호를 외치는 전경들.



그렇게 국가는 시민들을 위협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현명한 촛불들은 그런 전경들과 부딪히지 않고 전경들을 피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어제의 생방송을 본 사람들은 무력으로 시민들을 진압하고 끌고가던 장면을 생각해 냈는지 우선 시청에서 가까운 명동쪽으로 움직이네요.

나는 잠시 생각했어요 저 행진이 가고자 하는 목적이랑 목표가 뭘까..

저 행진이 과연 나랑 같은뜻일까?

나는 그냥 촛불을 들어야하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시청쪽으로 갔는데 시청쪽에 한 50명 정도가 도란도란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때까지도 나는 내가 뭘 해야하는지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거죠.


당시 시청에 모여계시던분들은 첫번째 행진을 시작한 후 경찰을 피해서 뛰어서 도망다니던 선두를 따라가가다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한 후 시청으로 모인 몇몇분이었습니다.


그 분들과 지금 저 행진의 목적과 저 행진을 하면 MB정부가 우리의 목소리를 들을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지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저는 그 행진을 따라가기로 결정을 하고 행진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는 저는 자전거로 열심히 여기저기 찾아 다니다가 서대문역 부근에서 꽁무니를 따라 잡습니다.




서대문역에서 독립문을 향해 가던 사람들 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1분여를 찍어야 한다니 정말 많죠?





서대문역 사거리에서 광화문 방향과 서대문경찰서 방향은 전경과 전경 버스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꼭 너희들은 이제 광화문으로 갈 수 없어 라는 듯이.


그래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신촌방면으로 가게 됩니다.






일요일 행진을 했던 사람들이 아현고가 밑을 지나는 장면입니다.


가만히 서서 2분넘게 핸드폰을 들고 있으려니 팔이 다 아파오더군요.


중간에 환호소리는 건너편에 택시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택시에서 내려서 행진에 합류하였기 때문에 환영하는 박수 소리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전경을 피해 신촌역 로터리까지 오게된 사람들은 먼 거리를 걸어온탓에 너무 지쳐 버렸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촌에 도착해서 지쳐버린 사람들.





그렇게 다들 지쳐서 주저 앉습니다. 조금이라도 쉬고 싶어하는 눈치 입니다.



그런데 잠시 후 갑자기 엄청난 양의 전경버스가 우리가 왔던 길을 따라 쭈욱 옵니다.

신촌로타리까지의 3차선을 점거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엄청난 양의 닭장차에서 내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완전무장한 전경들.....



전경들이 갑자기 뛰어 오면서 서강대쪽으로 가는 길을 막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길을 막는 전경옆을 지나가다가 전경이 방패로 내 자전거를 밀면서 바닥에 넘어집니다.



그리고 내 자전거와 나를 밟고 지나가는 전경들.....


그 사이 전경을 피해 도망가려고 했던 사람들과 전경의 1차충돌

두 사람이 방패에 부딪혀서 허공을 부~웅 하고 날아서 떨어집니다.


두 사람은 그자리에서 잠시 정신을 잃으시더군요. 그 두 사람을 여러사람들이 돌봤고,

(이 두분에 관해서는 여러 동영상도 있고 사진도 많으니까 찾아보시면 될듯..)


전경들을 다친사람들을 아랑곳 하지 않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이동하며 사람들을 몰아갑니다.



이때부터 나는 좀 흥분상태가 되었는데 내가 전경들에게 그 어떤 위협을 가하지도 않았는데 나를 밀어버린 전경놈의 새끼를 찾아야 겠다는 일념에 불타오르게 되지요.


그래서 전경들 앞에서 오지마~ 오지마~ 하다가 잠시 붙잡혀 갈뻔 하기도 했는데

(이츠키님 블로그에 가면 동영상 있음...내 뒷모습이 나옴..ㅋ)


그때 전경들이 아무나 막 잡아가는구나 하는걸 깨 달았더라면 현장을 빨리 벗어나려고 했거나 다른 사람들과 같이 움직이려고 했겠지만


사실 그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도망치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현장을 동영상으로 찍기 시작합니다.






저는 40초쯤에 나오는 흰옷 입은 사람처럼 여러명의 경관들에게 완벽하게 제압 당한뒤 끌려가게 되는데요.

끌려가게 된 결정적인 상황을 설명하자면


영상 마지막쯤에 잘 들어보면 살살해 다치니까 라는 말을 경관이 합니다.

우리나라 말이 참 어렵죠. 당시 뉘앙스로는 살살해 다치니까는 경찰 자신들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그런 느낌이 많이 드는 말투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물어 봅니다 누가 다치는데요~라고

대답없는 경찰

누가 다치는데요~ 라고 다시 묻죠

여전히 대답없는 경찰

보시다시피 '지금 누가 다치고 있습니까?' 라고 크게 외치자 경찰들의 시선이 잠시 제게로 모이죠.

그래서 디지털 카메라를 끄고

'지금 다치고 있는것은 시민입니다!'

다시금 더 큰 목소리로 외치자 시선이 다시 제게로 모이고


'지금 이 나라의 경찰이 다치게 하는것이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라고 말이 끝남과 동시에 저 중에 지도자급을 보이는 사람이 말 합니다.

"저 디지털카메라 잡아!" 라고



나를 잡아갈꺼라고 생각도 못했기에, 주변에 누구도 없이 고립된 상태였으니까

(동영상보면 알겠지만 내뒤에 바로 경찰...=ㅂ=;;)


자전거를 붙잡고 무던히도 버텨 봤지만 일단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도 없었고, 오른손에 들려 있던 디지털 카메라를 사수해야한다는 일념 때문에 자전거를 놓치고 자전거를 놓침과 동시에 제압당해버립니다.



대한민국 경찰 기술 좋습디다. 대여섯명이서 제압을 하는데 별로 아프지는 않으면서 옴짤달짝 못하게 하더군요.

그렇게 제압당한 그대로 버스까지 들어서 옮기더군요...(나 좀 무거웠을텐데...)



나는 목소리로 경찰을 위협하고 바로 그 자리에서 내 자전거와 함께 '현행범'으로 체포 된겁니다.

(그게 과연 위협당할 상황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죠....저 상황을 보면 대강 봐도 17:1은 넘어보이는데 경찰 너무 심한거 아닌가요...)



그렇게 버스에서 한시간 정도 기다리다가 다른 버스로 옮겨타고 강서경찰서로 이동 후 강서경찰서에서 지능팀에게 인계되었고 같은 버스를 타고 경찰서로 온 파키스탄인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바로 이 사람.


형사가 회사사장에게 전화한통하고 그렇게 훈방조치 됩니다.


그러나 나머지 아홉사람은 그렇게 아무런 조서도 꾸미지 않는 상태에서 새벽4시까지 그냥 기다린 다음 유치장으로 입건
(그 사이에 인터넷 살짝 하면서 블로그에 글도 남기고...)


다들 피곤해서 잠들었는데


아침 6시에 밥먹으라고 기상시켜주는 경찰.....=ㅂ=;;

밥 먹고 다시 잠들어버렸던 같이 끌려온 우리 아홉명. 11시쯤 민변에서 변호사 한분 오셔서 조서꾸밀때 요령을 간단히 알려주고

그 사이 민노당에 이영순의원과 김순영의원이 오셔서 정말 정치를 잘못해서 죄송하다고 함.

그렇게 오후 세시까지 유치장에서 자다가 오후3시부터 오후6시까지 조서를 꾸미고


다시 유치장으로


저녁9시를 넘어서 버럭경태 조경태의원이 왔는데.....
(이 사람 TV에서 보던것과는 달리 좀 기존정치인 분위기를 풍겨서 실망했음.)

우리 앞에서 자기 입으로 기존정치인들에게 실망해서 자신은 그러지 않기 위해서 정치판에 뛰어 들었다는 사람이 저렇게 되었나 하는 생각을 지울길이 없었음.



그렇게 첫 24시간이 지나고

다음날 오후5시가 넘어서야 2차조서를 꾸미는 형사들
(우리를 빨리 내보내줄 의도가 있었다면 좀 더 일찍 2차 조서를 꾸밀 수 있었다고 보는데.... 1차조서와 별다른걸 물어보지 않는 형사.)



밤 11시가 넘어서야 우릴 나가게 해줄 채비를 했고

3층 지능팀으로가서 내 자전거를 찾아서 밖으로 나와 핸드폰시계를 보니 정확하게 00시00분



체포시간 26일 00시48분 (경찰서 조서에 나와있는 시간)
석방시간 28일 00시00분(경찰서 나와서 시계 딱 보니까 00시00분)
정확하게 47시간12분 같혀있다가 나왔습니다.




우리는 밖에 나와 바깥 공기가 참 좋다는걸 느끼면서 서로의 손을 잡고 악수를 나눴으며 한번씩 꼭 껴안아 주었습니다.



이게 내 일요일부터 수요일 새벽까지의 간략한 압축본이랄까.

같은 방에 있었던 사람들 이야기라던가 범죄자취급하는 경관이랑 친절하고 잘생겼던 경관이나

할말 많지만 글이 많이 길어져서 여기까지만 이야기 하려 합니다.


유치장안은 진정한 정신과시간의방 같았고 지금 지난 그 시간을 생각해보면 이틀이 아니라 이주일 아니 두달보다 더 긴거 같았습니다.



회사 이틀 빼먹은거 때문에 수요일은 점심도 못먹게 바뻤으며, 스터디 수업 준비 때문에 정신없이 보내게 되더라구요.


그런것 때문에라도 유치장을 다신 가기 싫지만 정부가 여전히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것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참으로 답답 하네요.




정말 기득권세력을 뒤엎을 무언가가 절실하게 필요한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