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광우병 광우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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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신의 동족을 먹을 수 밖에 없었던 가엾은 닭을 알고 있다.

먹고 싶어서 먹은 것이 아니다. 계란을 먹고 나면 껍질을 부수어 닭에게 먹이듯 사람들이 닭에게 닭을 먹였다. 털이 뽑히고 내장이 털렸으며 목을 잘린 채 두 다리를 들고 팔려간 닭이 남기고 간 것을 사료로 만들어 사람들이 닭에게 먹인 것이다. 그것은 먹은 닭의 운명 역시 대부분은 먼저 간 동료와 같았다.

닭보다는 오래 사는 양, 소는 어떤가.

양과 소에게 동족이자 동료인 양과 소가 남기고 간 고기와 뼈를 먹인 사람들이 있었다. 그 양과 소 가운데 뇌에 구멍이 숭숭 뚫리는 이상한 병에 걸려 미친 증세를 나타내는 소와 양이 생겼다. 사람들은 그 소와 양을 먹고 이상한 병에 걸릴까 겁을 냈다. 그래서 수백만 마리의 양과 소를 무차별로 도살했다.

그 양이며 소들은 다른 양과 소에게 먹이지 않았다. 그 이상한 병의 이름은 광우병(BSE), 사람들이 걸릴까 겁을 낸 병의 이름은 크로이츠펠트 --- 야콥병(CJD)이다.

나는 스스로를 먹은 뱀에 관한 이야기를 알고 있다. 알다시피 뱀의 이빨은 안으로 굽어 있어서 한 번 먹기 시작하면 다 먹을 때가지 멈출 수가 없다. 그 뱀은 제 꼬리를 먹기 시작해서 결국 제 입을 먹고 말았다.

사람의 이는 어떤가. 사람들이 말하는 발전은 어떤가. 스스로의 목구멍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생각했어야 했다.


(성석제 - 1998년 '쏘가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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