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생각해 보면 참 어이 없는 일이 하나 있다.

이제는 기억속에서 흐릿하게 지워져 가고 있는 그 녀석


결혼같은거 안해도 괜찮은거 아닌가 하고 생각 하는 내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래....이 녀석이라면 내 남은 삶을 같이 하고 생각 했던 유일한 한 녀석


오늘 그 녀석의 모습이 이제는 흐려지고 있다는걸 기억해 버렸다.

뭐든지 기록으로 남기는것을 좋아하는 내가..

그 녀석에 관한 무엇도 내게 남은것이 없다는걸 알아 버렸다.
(사진 한장도, 그 어떤 물건도...)

아니..그 녀석을 담아 놓은건 내 기억 하나로 충분한가..

길거리에서 지나치면서 만나봐도 알아보지 못할지라도??


지금쯤 '아줌마'가 되어 있을까??

동물원의 시청앞 지하철역에서 처럼 만나면 어떨까....




시청앞 지하철역에서

-김창기-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너를 다시 만났었지
신문을 사려 돌아섰을때 너의 모습을 보았지
발디딜 틈 없는 그곳에서 너의 이름을 부를때
넌 놀란 모습으로 음 ~~

너에게 다가가려 할때에 난 누군가의 발을 밟았기에
커다란 웃음으로 미안하다 말해야 했었지
살아가는 얘기 변한 이야기 지루했던 날씨 이야기
밀려오는 추억으로 우린 쉽게 지쳐갔지

그렇듯 더디던 시간이 우리를 스쳐 지난 지금
너는 두 아이의 엄마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지
나의 생활을 물었을 때 나는 허탈한 어깨짓으로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했지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우리의 영혼에 깊이 새겨진
그날의 노래는 우리 귀에 아직 아련한데

가끔씩 너를 생각한다고 들려주고 싶었지만
짧은 인사만을 남겨둔채 너는 내려야 했었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속에 너의 모습이 사라질 때
오래전 그날처럼 내 마음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