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여행 열여섯번째날_20120503(오사카라면박물관)


이 여행기록은 평범한 서른일곱살 남성의 첫해외여행을 되새김질 하기 위해 작성하였음.






오늘은 목표는 라면박물관과 만박기념공원


라면박물관에는 만들어준다는 나만의 라면을 가지고 싶었고

만박기념공원에서 20세기소년에 나오는 태양의탑 실물을 보고 싶었다.





다이쇼(大正駅) -> 교세라돔(京セラドーム大阪) -> 요도가와강(淀川) -> 라멘발명기념관(日淸インスタントラーメン発明記念館) -> 

길을 잃다. -> 오사카역,우메다(梅田) -> 다이쇼(大正駅)

왕복 60km 정도 이동은 전부 자전거





후배의 대만 친구가 보내준 라면으로 아침을 가볍게 해결했다.

대만 라면은 우리라면보다 기름기가 많고

면은 칼국수면과 비슷하지만 얇음. - 그래서 끓이는 시간은 좀 짧아도 됨.

그리고 대만특유의 향신료가 들어 있었다.


후배는 그 향신료가 싫다고 했는데 나는 그럭저럭 먹을 만했음.








오늘부터 5일간 나의 발 역할을 충실해 해줄 차링코









돼호!!!!!!  오릭스 25번!!!!!

한국사상최강슬러거 라고 쓰여 있음.

어제 나고야 구장에서 찾아다닌 한국 선수들의 흔적 따위...다 부질없었다.

바로 옆에 돼호가 있었음!









오릭스의 홈구장 : 교세라 돔 오사카

골든위크를 맞이하여 초등학생을 초대하는 행사를 하는 것 같았다.








25번 이대호, 99번 백차승

아~~ 나고야 괜히 갔어

준수네집 바로 옆이 교세라돔이고 거기 오릭스에 대호 있는데!!!










철길 옆 화분들.

작은 건물(?)들과 함께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 재밌었다.







요도가와(淀川)

오사카 중심(?)을 가로지르는 요도가와

자연스러운 세월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신미도스지도로 다리(?)를 건너며

요도가와는 꽤 큰 강이었는데 한강변에 있는 자전거 도로 같은 건 없었다.(굳이 필요 없긴 하지...)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였지만

골든위크 기간이라 그런지 강변에 놀러 나온 사람들이 다리 밑에서 고기 구워 먹으며 놀고 있었다.








한큐 미나미가타역 (阪急 南方駅)


이때만 해도 간간히 쨍하게 해가 보이는 날씨였는데....









조금 지나지 않아 살짝 살짝 비가 와서 

소네역 조금 지나서 있던 철길아래 작은 공원에서 자전거를 잠시 세우고






마트에서 구입했던 치킨 도시락을 먹었다.


치킨도시락 + 메론소다 조합이 생각보다 먹을 만하다. ㅎ


메론 소다를 못 먹어 봤으니 메론소다 먹어야지? 하고 집어들었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오사카성 옆 모스버거에서 메론소다+버거 조합을 이미 먹어봤었네. ㅋ





Aㅏ....이 사진 보니까 생각난다.

이 사진 찍고나서 교통사고 날뻔 했는데..



이 사진을 찍은 후 

앞에 가시던 아주머니가 지갑을 흘리셨다.

아주머니의 지갑 주워 드리려고 길 건너다가.(무단횡단)

자동차가 내 앞에서 바로 끼익!

진짜....죽는 줄 알고 깜놀

아주머니 연신 고맙다고 하시고, 나는 자동차에 연신 죄송하다고 하고...ㅠ


지금 다시 생각해도 아찔.








http://www.instantramen-museum.jp

우여곡절 끝에 라멘기념관에 도착!








근데!


종료?

closed!!! ㅠㅜㅠㅜㅠㅜ




뭐라고!!!

오후2시인데 종료라니!!!



이봐, 일본사람들!! 골든위크에 라멘박물관이라니!!!







중간 중간 길도 헷갈렸고

도시락도 길에서 먹었고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겨가면서 힘들게 찾아갔는데!!!!


오늘은 2시까지만 한단다.

찾아온 사람이 조홀라게 많아서 어쩔 수 없단다. ㅠㅠ

ㅠㅜㅠㅜ  아오..짜증나네. ㅠㅠㅠ


이것이 바로 골 든 위 크 의 힘인가!  ㅠㅠ






2층에 보니까 예약하고 가족끼리 만드는 사람들 있던데....

정말 부럽다!!!!ㅠㅠ




줄 맨 뒤에는 직원이 딱 붙어서 그 뒤로 못서게 하고 있었다.

나 진짜 힘들게 왔다.

외국인이다.

끝에 줄 설 수 있게 해달라고 애원했지만

매몰찬 직원..ㅠ






그러나!




어떻게든 줄에 들어갔다!!!!



뒷줄을 담당하는 직원이 바뀌면, 한 번 더 애원해보려고 기념관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다시 줄 끝으로 가보니...


1층의 대기줄이 너무 길어 뒷부분을 잘라서 2층으로 보내려고 하는 중 이었다.

마침 줄 맨 뒤쪽에 가족대표로 줄서 있었던 아버지가 가족을 부르면서 사람이 더해지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크게 티나지 않게 줄 맨뒤에 설 수 있었다.

은근 슬쩍 줄서기 성공!!!

여기까지 왔는데 못 만들고 가면 슬프잖아.


중간에 쉬는 시간 포함해서 자전거로 거의 세 시간을 달려 왔는데. ^^




줄 서서 기다린 것만 70분 째 ㄷㄷㄷ 하지만 즐거운 내 모습!



바로 줄 서지 말고 앉아서 컵을 꾸미라고하는데...

숫자 9 만 써넣었다.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해 줬더니.

외국인이냐고..ㅋ

한국인이고 일본말 잘 못한다고 했더니


'일본어 잘 하시네요'  라고 해줘서...급 기분 좋아짐. ^^




재료가 모자란 게 아니라 4시에 끝내기 위해서 조절한 듯.

그러나 시간은 벌써 4시반 ㅋ

곧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서 웃고 있다. ㅋㅋㅋㅋ






내가 선택한 네 가지 메뉴를 컵에 담아주고 있는 예쁜 아가씨.



사실....나만의 라면이라고 해봐야 별거 없다.

컵에 그림을 그린 뒤 그 컵을 주면 내용물 스프와 건더기 네 종류를 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것일뿐...

만들어온 인스턴트라면의 유통기한은 한 달.




돌아오는 길

비가 살짝 살짝 내린다.




길을 잃었다.


대체 여긴 어디? 난 누구?





그러던 중에 풍경이 너무 좋아져서....






사진 한 장 찰칵!







아침 7시기상

신칸센 타고 이동

11시쯤 신칸센 하차

엄청나게 걸어서 돌아다님

12시 취침

아침7시 기상

반복...


지난 일주일을 이런 식으로 일본 여기저기를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오사카 북쪽에서 자전거를 찬찬히 타고 다니다가 길을 잃어버린 시간


시 외곽의 고즈넉한 경치가 여행의 피로가 쌓인다는 기분을 털어내 주었다.





여기 저기 강이 많아서 오래된 다리도 많은 오사카.






자전거라 체력 소모가 상당하다.

마트에 들려서 16차, 찹쌀떡, 누드계란김밥, 삼각 김밥

전부 할인하는 제품으로 구매 완료 ㅋ







길은 계속 잃는다.

그래도 오늘은 구글맵이 웬일로 내위치를 잡아줘서 내 위치를 알 수 있어서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내가 지금 있는 위치를 알 수 있다는 것

목표를 향해 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JR 라인이 근처에 있을 때는 굉장히 안심이 되다가도 멀어지기 시작하면 불안하다.

인적하나 없는 곳에서도 전철이 지나가기 시작하자 안심이 된다.










우메다역으로 오기 직전에 꼬마 여자아이들 둘이 나에게 장난을 건다.

환한 웃음으로 답해주었더니 까르르 웃으며 자신들이 원래 놀던 위치로 간다.


손을 흔들자 또 까르르 웃는다.

자전거로 다가가자 숨어버렸다.



어둑어둑 해진 길을 향해 다시 페달을 밟다가.

아까 아이들에게 '사진 찍어도 되니?' 하고 못 물어본게 아쉬워서 다시 되돌아가 봤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이미 집으로 들어간듯 하다.



지나간 기회는 오지 않는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Q: 나는 이번 여행에서 뭘 얻었을까?



대답한다.

A: 이 여행을 마치고 나서 새로운 것에 도전할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텐타우라는 팀 ㅋ


우메다역 부근과 - LUCUA 백화점 앞에는 거리의 음악가들이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노래를 부른다.




키보드를 치며 노래를 하던 아가씨도 있고,

통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아가씨도 있었다.


기타는 잘 못 치고, 음정도 불안했지만...


그런데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고 있잖아.


듣는 사람은 몇 없어도 계속 노래하고 있는 모습이 부러운 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꿈을 향해 한 발자국도 가지 못했기 때문.





눈물이 난다.




가사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노래 때문이 아니고,

여행 중에 스스로를 한 번도 돌아보지 않은 나를 탓하는 것도 아니다.





어떻게 해야 변하나.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나를 이끌어내나.





둘이 함께 노래를 하니 혼자보다는 낫다.

흥겨운 노래로 사람을 끌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근데 노래에 진심이 부족하다고 느껴져.


신림역 지하에서 노래 부르던 '더티블러드' 녀석들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감성이 없어

왜일까 그 녀석들은 남이 만들어놓은 좋은 노래를 불렀기 때문일까?

자신의 진심이 다른 이에게 전해지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고 생각한다.






집처럼 느껴지는 곳으로 돌아오다.









계획이랑은 다르게 라멘박물관 한군데만 다녀왔지만....

길을 잃고 돌아다닌 곳에서 재미를 느꼈던 날.


Aㅏ....길 잃는건 벌써 익숙해져버렸었지...ㅋ